칠순잔치 셀프 상차림 화병꽂이 스파이럴

근처에 한인마트는 2개가 전부인 지역에서 정말 소박하게 고희연 잔칫상을 준비해 봤어.  양끝에 놓을 화병을 어떻게 준비할까 고민하던 중 천 색상과 어울리고 사랑을 의미하는 백합과 장미 조합으로 가기로 결정했어. 미국 마트에서 파는 꽃 가격은 비슷비슷한 것 같아. 식료품 사려고 Costco를 먼저 갔는데 거기서 백합이 싱싱해서 샀고 나머지는 Safeway에서 샀어. 구매한 꽃 종류는 백합, 장미 12송이, 왁스플라워, 나뭇잎 모음 각각 한 다발씩이야. 그 외 준비물로는 화병, 문구가위, 신문지, 정원장갑, 빵끈이 필요해. 나는 다 쓴 스파게티 소스병을 하얀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칠을 해서 화병을 만들었는데 화병 입구가 좁을수록 모양이 예쁘게 나온다는 점 참고해서 적당한 크기로 준비하면 좋을 거야.

1 단계 - 잎정리

아일랜드에 신문지를 깐다음 다이소에서 사 온 원예장갑을 끼고 문구가위로 포장비닐과 고무줄을 정리해 줘. 장미를 먼저 작업했는데 그 이유가 시듦을 방지하기 위해 장미는 바로바로 물에 넣어주는 게 좋기 때문이야. 장미에 가시가 있어서 장갑을 끼고 작업하는 걸 추천해. 장미잎은 다 잘라주고 시든 꽃잎을 손으로 한두 장만 떼어줘. 꽃이 풍성한 맛이 있어야 하니까 너무 많이 뜯지 않게 주의해 줘. 장미는 작업 후 바로 물에 넣어줘는 거 잊지 마! 한 줄기당 한 송이인 장미와 다르게 백합은 가운데 두꺼운 줄기를 중심으로 서너 송이가 있으니까 꽃이 있는 작은 줄기는 자르지 말고 잎만 잘라서 정리해 줘.

2 단계 - 스파이럴 기법

꽃줄기정리를 다 했으면 이제 스파이럴 기법으로 꽃을 최대한 예쁘게 잡아서 모양을 만들어 줄 거야. 백합줄기가 가장 두꺼워서 백합을 중심으로 나선형으로 돌려가면서 다른 줄기들을 잡아줬는데, 오른쪽에서 왼쪽 사선방향으로 나뭇잎, 왁스플라워, 장미, 그리고 다시 나뭇잎 순으로 장미 6송이가 사용될 때까지 추가해 줬어. 왼쪽에서 오른쪽 사선방향으로 시작해도 돼. 주의할 점은 꼭 같은 방향, 일정한 방향으로 줄기를 놓아주는 거야. 그리고 중심점이 되는 엄지는 절대 움직이지 말 것.  초반에는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게 맞나, 이게 나선형이 나오나 긴가민가한데 계속하다 보니 어느샌가 모양이 잡혀있어!

한 방향으로만 줄기를 추가하면서 돌려주기

3 단계 - 줄기길이정리

설마 줄기길이를 먼저 확 잘라버린 건 아니지?! 길이정리는 모양을 먼저 잡은 후에 마지막에 하는 게 안전해. 마지막 한송이까지 다 추가했다면 기다란 빵끈으로 줄기를 살짝 고정해 줘. 손에 쥐가 날 것 같을 뿐 빵끈이 없다면 손으로 잘 잡고 있어 줘도 돼. 그다음에 화병입구 거의 바로 위로 꽃봉오리가 오게끔 길이를 재주고 옆으로 뉘어서 줄기를 사선으로 잘라 정리해 줘. 

줄기 길이 정리는 맨 마지막에

 

줄기정리가 끝났다면 화병에 넣어주면 완성! 안 보이게 빵끈이나 고무줄로 묶어두면 물을 갈아줄 때 편하니까 참고해. 완성된 화병 두 개를 잔칫상 양끝에 대칭으로 놓아주니 훨씬 화사해져서 보기 좋더라! 미국에서 한국 스타일의 잔칫상을 준비하려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는데 화병꽂이는 가장 재밌었고 뿌듯했어! 특별한 날이나 힐링이 필요할 때 스파이럴 꽃다발 만들어봐!